QR코드 찍는 법, 카메라만 대면 되는 줄 알았다
식당에서 QR로 주문하라는데 카메라를 아무리 갖다 대도 반응이 없었어요. 직원을 불러서 해결하긴 했는데 좀 머쓱했습니다. 그런데 QR이라고 다 같은 QR이 아니었어요. 카메라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있고, 여기에 가짜 QR 스티커라는 것까지 있어서 아무거나 찍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01테이블 QR 앞에서 멈춘 날
혼자 간 식당이었어요. 테이블에 QR 스티커가 붙어 있고 "QR 주문"이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카메라 앱을 열고 갖다 댔어요. 보통은 화면에 링크가 뜨잖아요. 그날은 안 떴습니다. 각도를 바꾸고, 가까이 댔다가 멀리 뗐다가, 조명 때문인가 싶어 자리도 옮겨 봤어요. 뒤에서 보면 폰으로 스티커 사진만 계속 찍는 사람처럼 보였을 겁니다.
결국 직원을 불렀어요. 와서 보더니 몇 초 만에 해결해 줬습니다. 스티커가 오래돼서 코팅이 벗겨진 자리였다고, 옆 테이블 걸 찍으면 된다고요. 코드 자체가 손상되면 아무리 잘 찍어도 안 읽힌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제 폰 문제인 줄 알고 설정만 뒤졌는데 원인은 스티커 쪽이었어요.
그 뒤로는 안 읽히면 두 번까지만 시도합니다. 세 번째부터는 코드 문제일 가능성이 크니까 사람을 부르는 게 빨라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그게 제일 빠른 해결이었습니다.
02카메라로 되는 QR, 안 되는 QR
헤맨 김에 정리를 좀 해 봤어요. QR은 크게 두 부류입니다.
링크가 담긴 QR은 기본 카메라로 됩니다. 메뉴판, 와이파이, 이벤트 페이지 같은 것들이요. 카메라를 켜고 비추면 알림이 뜨고, 누르면 브라우저가 열립니다. 별도 앱이 필요 없어요.
문제는 특정 앱 전용 QR입니다. 결제 QR이 대표적이에요. 매장 결제용 QR은 해당 결제 앱 안의 스캔 기능으로 찍어야 진행됩니다. 기본 카메라로 찍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거나 엉뚱한 화면이 떠요. 저도 이걸 몰라서 카메라로 결제 QR을 찍고 왜 안 되나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QR 앞에서 막히면 순서는 이래요. 첫째, 코드가 훼손됐는지 본다. 둘째, 이게 링크용인지 특정 앱용인지 본다. 대부분 여기서 풀립니다. 폰이 고장난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와이파이 접속용 QR처럼 카메라가 바로 처리해 주는 종류도 있는데, 이건 기종에 따라 되는 범위가 조금씩 다릅니다.
03아무 QR이나 찍으면 안 되는 이유
QR을 쓰다 보니 반대쪽 걱정도 생겼습니다. 가짜 QR이에요.
정상 QR 위에 사기 사이트로 연결되는 스티커를 덧붙여 두는 수법이 있다고 합니다. 주차 정산기나 공유 킥보드처럼 야외에 붙은 QR이 주로 당해요. 찍으면 진짜와 비슷하게 생긴 결제 화면이 뜨고, 거기에 카드번호를 넣으면 그대로 털리는 구조입니다.
이걸 알고 나서 버릇이 하나 생겼어요. QR을 찍고 링크가 뜨면 주소를 한 번 보고 누릅니다. 공식 주소인지 이상한 문자열인지 정도는 몇 초면 확인되니까요. 그리고 QR로 열린 페이지에서 카드번호나 비밀번호를 넣으라고 하면 일단 멈춥니다. 결제는 제가 직접 연 공식 앱에서만 해요.
야외 QR은 찍기 전에 스티커가 덧붙여진 흔적이 있는지도 봅니다. 모서리가 들떠 있거나 두 겹인 게 보이면 그냥 안 찍어요. 편하자고 쓰는 QR인데 확인 몇 초 아끼려다 큰일 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04부모님 폰에서 다시 겪은 일
얼마 뒤에 어머니가 식당에서 QR 주문을 못 하겠다고 전화를 하셨어요. 제가 겪은 것과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전화로 설명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카메라를 켜고 비추면 알림이 떠요"까지는 전달이 되는데, 알림이 안 뜨는 경우 어디를 봐야 하는지부터는 말로 안 됐습니다. 결국 직원분께 부탁하시라고 했어요.
나중에 만나서 폰을 직접 보니 카메라 설정에서 QR 인식이 꺼져 있었습니다. 기종에 따라 이 옵션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켜 드리고 나서 종이에 크게 적어 드렸습니다. 안 되면 두 번만 해 보고 직원 부르시라고요. 그게 제일 실용적인 답인 것 같아요. 기계 앞에서 혼자 오래 붙잡고 있는 게 제일 힘 빠지는 일이니까요.
며칠 뒤에 다른 식당에서 혼자 주문에 성공하셨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배우는 데 필요한 건 긴 설명이 아니라 성공 경험 한 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